일기

어쩌다보니

긱네임 2024. 4. 26. 23:04

어쩌다보니 태어났을 것이다.
어쩌다보니 지금의 일을 하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죽지는 않아 이렇게 살고 있다.

순간들속에서 이런저런 의지도 생겨나고
나도 모르게 집중하면서
때로는 신이 나서, 때로는 울면서
어쩌다보니 이렇게, 또 이만큼이나 살게 됐다.

요즘 너무 삶이 물려서
퉤 하고 뱉어버릴 수도 없는데
꾸역꾸역 하루가 한입가득 들어온다.

더 이상 들어갈 공간이 없는 것 같은데,
마치 디저트를 보면 공간을 만들어내는 위장처럼
나도 어쨌든 살고 싶은거겠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처럼.
비유가 맞진 않은 것 같기도.
어쨌든 삶을 택한거지,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는 것은.

어쩌다보니 내 인생은 너무 소화가 불량해.
영양가도 모르고 그저 버겁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