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분노와 혐오의 시대

긱네임 2023. 9. 24. 23:52

피로하다.

말도 안되는 사건들로 사람들이 수시로 분노하여 피로하다.
피로는 풀리지 않고 고스란히 혐오가 되어 타겟을 잃은 화살이 된다.
모두 긴장하고 움츠러든다.
예민해진다.

바깥에서 일그러진 것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썩었다.
차라리 일그러지는게 나았다.
씨까지 썩어버린 것 같다, 아마도.

수시로 이루어지는 비상식 레전드 갱신으로 누적된 피로는 사람을 예민해지게 만들지만,
또 둔하게 한다.

추악함의 기준은 점점 엄격해진다.
더 잔인하고, 더 몰상식하고, 더 비인간적이고, 더 야만적이어야
사람들의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보통의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이제 개죽음정도다.

더 뻔뻔하고 이기적이고 더러운 것들만이
사람들의 목소리를 내게 하는 버튼이 된다.

분노로 누적되는 피로에 사람들은 둔감해지고
또 예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