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그런 의심이 드는 것이다.
긱네임
2023. 2. 26. 22:59
30하고도 꽤 나이가 지나가니, 앞으로 내 삶이 이보다 더 좋아질 수 있을까,
더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든다.
해봤자 얼마나 더 대단해지겠나.
50, 60에 도전할 그릇도 아니고, 승진하는 직업도 아니고, 성격이 대단치도 않고.
어영부영 이렇게 살아내고 지나왔는데,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막연히 잘되리란 기대를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데, 그런 의심이 그 발자국을 주춤케한다.
여기서 더 해봤자 더 살아봤자 얼마나 더 행복하고 성공할 수 있을까.
어차피 산다는게 마냥 행복하지도 않은 것인데.
그저 다르지 않을 것만 같은, 그런 무서운 의심이 덮친다.
변하지 않을 거란 것, 비관하는 인간에게 그보다 큰 절망이 있을런지.
희망이 좀처럼 멀다.
뭐 하나 즐거운 것도 없고 하기싫은 것 투성이인 나에게는.
그저 돈이면 해결될 것에 매달려 구질구질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 같은 기분에
무한한 우울이 밀려든다.
얽매이고 얽매여 지저분하게 엉켜버린 인생같다.
10대에도 20대에도 늘 괴로웠는데
40에도 비슷할텐데 굳이 더 볼필요가 있나 자꾸만 되새겨 묻는다.
늙은 뒤에는 뜻하지 않은 즐거움에 이르는가.
김동인의 눈을 겨우 뜰 때의 한 구절이 머리를 맴돈다.